Writings
미련한 마을
2026-04-07
산 너머에는 미련한 사람들만 사는 마을이 있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 마을이 궁금했다. 직접 가서 관찰하기로 했다.
마을 입구에는 돌비석이 있었다.
이곳에는 미련한 사람들만 산다.
현명한 사람은 들어오지 말 것.
자기가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들어와도 좋다.
마지막 문장은 조금 이상했다.
전혀 미련한 말이 아니었으니까.
물론 나와는 관계없는 문장이었다.
나는 마을에 들어갔다.
입구 근처의 우물이 폭발했다.
우물에서는 바닷물이 솟았다. 멸치가 많이 섞여 있었다.
주민들은 바구니를 가져왔다.
“오늘은 국을 끓이면 되겠군.”
한 주민이 말했다.
하늘에서는 문어가 지나갔다.
문어는 종탑의 시계를 파괴했다.
시계가 없어졌으므로 주민들은 정오를 생략했다.
이상한 마을이었다.
그러나 나는 침착했다. 관찰자는 침착해야 했다.
나는 마을 이장을 찾아갔다.
마을회관 지붕에는 고래가 누워 있었다. 매우 컸다. 고개를 숙여야 했다.
“실례합니다.”
나는 말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왜 그렇게 미련합니까?”
마을 이장은 움직이지 않았다.
회관 안에 있던 주민들도 움직이지 않았다.
고래가 울음 소리를 내어 마을의 창문이 전부 깨졌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다.
이장은 떨리는 손으로 의자를 잡았다.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주민 한 명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다른 주민은 입을 막았다.
고래는 다시 울음소리를 냈다.
이번에는 천장이 없어졌다.
이장은 긴급회의를 열었다.
주민들은 무너진 천장 아래 모였다. 위에서 고래의 배가 보였다.
회의 결과는:
첫째, 질문이 너무 이상하다.
둘째, 우선 차를 마셔야 한다.
셋째, 창문은 다음 주에 다시 깨질 예정이므로 고칠 필요가 없다.
나의 그날 일지:
미련한 사람들은 자신이 왜 미련한지 모른다.
예상했던 결과다.
다음 날 새벽, 마을 사람들이 돌을 나르기 시작했다.
산 아래에는 거대한 바위가 수백 개 있었다.
사람들은 돌을 등에 지고 정상까지 올라갔다.
정상에 도착하면 돌을 아래로 굴렸다.
돌은 다시 산 아래로 내려왔다.
사람들도 내려왔다.
다시 옮기기 위해서였다.
“왜 이런 일을 합니까?”
내가 물었다.
주민 하나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돌을 옮기지 않으면 제 가치가 사라집니다.”
“돌을 옮기는 일과 당신의 가치가 무슨 관계입니까?”
주민은 한동안 생각했다. 그리고 돌을 하나 더 들었다.
실제로 하루쯤 돌을 나르지 않은 사람은 몸이 반투명해졌다.
주민들은 그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게으름을 피우면 사람이 흐려지는군.”
나는 말했다.
“하루 쉬었다고 해서 사람이 쓸모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주민들은 모두 걸음을 멈추었다.
돌이 굴러가 집 세 채가 없어졌다.
한 노인이 눈물을 흘렸다.
“게으른 사람이 쓸모없지 않을 수가 있다니.”
누군가 다급히 소리쳤다.
“산이 말을 한다.”
산은 실제로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듣지 않았다.
나도 돌을 하나 들었다.
관찰을 위해서였다.
나는 주민들과 달랐다.
주민들은 미련해서 돌을 날랐다.
나는 주민들을 이해하기 위해 돌을 날랐다.
나는 합리적이었다.
사흘 뒤에는 돌을 두 개 들었다.
효율이 중요했다.
닷새 뒤에는 다른 주민보다 먼저 일어났다.
관찰자는 성실해야 했다.
일주일 뒤에는 허리를 다쳐 침상에 누웠다.
고래가 창문 밖을 지나갔다. 이번에는 날개가 있었다.
“이상합니다.”
나는 말했다.
“나는 매일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해냈을 뿐인데, 왜 이렇게 피곤하고 힘든 것입니까?”
주민들은 얼어붙었다.
이장은 찻잔을 놓쳤다.
찻잔은 바닥을 뚫고 지하로 떨어졌다.
지하에서 비명이 들렸다.
이장은 신경 쓰지 않았다.
“매일 무거운 돌을 옮긴 사람이 피곤하다니.”
그가 말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누군가는 예언서를 가져왔다.
예언서에는:
그대는 돌을 나를지어다
그래서 모두가 돌을 날랐다.
주민들은 결론을 내렸다.
첫째, 피로의 원인은 아직 알 수 없다.
둘째, 더 큰 돌을 옮긴다.
나는 반대하지 않았다.
원인을 밝혀야 했다.
마을 서쪽에는 의자가 가득 놓인 들판이 있었다.
오후가 되면 주민들은 그곳에 앉았다.
그리고는 허공에 대고 이야기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무엇을 기다립니까?”
내가 물었다.
“누군가 먼저 다가오기를 기다립니다.”
주민이 말했다.
“왜 먼저 다가가지 않습니까?”
주민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먼저 다가가면 제가 부족하다는 뜻 아닙니까?”
그때 하늘에서 문어가 내려왔다.
문어는 주민들의 모자를 훔쳤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다.
문어에게 먼저 다가갈 수는 없었다.
문어는 모자를 쓰고 갔다.
종탑은 다시 파괴되었다.
나는 말했다.
“먼저 말을 걸어도 괜찮습니다.”
주민들은 다시 침묵했다.
한 주민이 손을 떨었다.
다른 주민은 의자에서 떨어졌다.
풀밭이 갈라졌다.
땅속에서 작은 태양이 올라왔다.
너무 뜨거워서 주민들은 의자를 조금 옮겼다.
“그렇다면 당신이 먼저 말을 걸어보십시오.”
한 주민이 말했다.
나는 잠시 생각했다.
“나는 관찰자입니다.”
내가 말했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개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상대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조금 더 자연스러운 기회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그날부터 나도 빈 의자 하나에 앉았다.
관찰을 위해서였다.
다음 날에도 앉았다.
그 다음 날에도 앉았다.
아무도 다가오지 않았다.
나는 조금 지쳤다.
그 뒤에는 상당히 지쳤다.
마침내 나는 주민들에게 말했다.
“나는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왜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않는 것입니까?”
주민들은 비명을 질렀다.
노인이 또 다른 찻잔을 놓쳤다.
이번 찻잔에서는 번개가 나왔다.
나무가 불탔다.
노인은 나무를 보지 않았다.
“아무에게도 먼저 다가가지 않은 사람이 외로워졌다니.”
그가 중얼거렸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장은 또 다시 긴급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불타는 나무 아래에서 진행되었다.
결론은 명확했다:
첫째, 의자가 부족하다.
둘째, 들판에 의자를 백 개 늘린다.
아무도 오지 않았다.
마을 동쪽에는 거울의 거리가 있었다.
주민들은 매일 거울 앞에 섰다.
거울은 앞으로 사라질 것들을 비췄다.
머리카락이 빠졌다.
피부가 늘어졌다.
근육이 줄었다.
치아가 흔들렸다.
주민들은 크게 놀랐다.
그들은 거울 앞에 더 오래 머물렀다.
거울을 오래 볼수록 시간은 빨리 흘렀다.
주민들도 알고 있었다.
중요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는 흔적을 막아야 했다.
나는 처음에는 관찰만 했다.
그 뒤 얼굴에 약초를 조금 발랐다.
그 다음 날에는 더 좋은 약초를 찾았다.
일주일 뒤에는 얼굴에 풀을 붙이고 있었다.
좋은 풀이었다.
나는 아침마다 거울을 확인했다.
낮에도 확인했다.
밤에는 확인하지 않았다.
잠이 오지 않아 결국 확인했다.
어느 날, 나는 거울 앞에서 물었다.
“이상합니다.”
주민들이 멈췄다.
“나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왜 늘 시간이 부족한 것처럼 느껴집니까?”
거리 전체가 조용해졌다.
거울 하나가 깨졌다.
깨진 거울 안에서 이미 늙은 내가 나왔다.
늙은 나는 고개를 저었다.
주민들은 그를 내쫓았다.
이장의 표정은 심각했다.
“세월이 지나면 사라질 것에 온 마음을 쏟는 사람이 시간에 쫓기고 있다니.”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처음 보는 현상이다.”
그날 밤 주민들은 옆 마을에 치워두었던 달을 긴 장대로 끌어왔다.
긴급회의를 하기 위해서였다.
회의 결과 거울을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나는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마을 중앙에는 오래된 신전이 있었다.
신전에는 항아리들이 놓여 있었다.
주민들은 자신의 가치를 항아리에 담아 보관했다.
항아리마다 글자가 적혀 있었다.
-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
- 아름다운 사람
- 힘이 센 사람
- 글을 잘 쓰는 사람
- 부지런한 사람
- 남을 웃기는 사람
- 무엇이든 빨리 이해하는 사람
주민들은 매일 항아리를 닦았다.
자신보다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나타나면 항아리에 금이 갔다.
자신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지나가면 항아리가 떨렸다.
조금 피곤해서 일을 덜 하면 항아리에서 연기가 났다.
주민들은 공포에 질렸다.
신전 천장에서는 문어 다리가 자라고 있었다.
문어 다리는 항아리를 가지런히 정리했다.
문어는 일을 잘했다.
나는 말했다.
“사람의 가치는 한 가지 능력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문어 다리가 멈췄다.
주민들이 나를 보았다.
신전의 촛불이 전부 꺼졌다.
멀리서, 종탑이 파괴되었다.
상황은 너무나 심각했다.
한 주민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면 무엇으로 결정됩니까?”
나는 대답하려 했다.
그러나 적당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날 밤, 내 숙소 책상 위에도 작은 항아리가 놓였다.
항아리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현명한 사람
나는 한동안 항아리를 보았다.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마도 관찰용 항아리일 것이다.
나는 항아리를 버리려 했다.
그러나 손에서 놓지 못했다.
나도 마을 주민들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자, 항아리에 금이 갔다.
나는 당황했다.
금은 아주 작았다.
그러나 분명히 있었다.
나는 신전으로 달려갔다.
“만약 내가 특별히 현명한 사람이 아니라면.”
나는 말했다.
“나는 대체 어떤 사람입니까?”
주민들은 바닥에 엎드렸다.
문어 다리도 엎드렸다.
엎드리는 게 가능하지는 않았지만 엎드렸다.
하늘이 갈라지고 별 사이로 멸치 떼가 지나갔다.
고래가 울음 소리를 냈다.
달은 산산조각이 났다.
이장은 내 항아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한 가지 능력에 자신의 가치 전부를 넣은 사람이, 그 능력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다니.”
그는 눈을 감았다.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마을을 떠났다.
입구의 돌비석 뒤에는 다른 문장이 있었다;
자신의 미련함을 깨달아도 곧바로 현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미련함을 잊어도 특별히 더 미련해지는 것도 아니다.
나는 한동안 그 문장을 읽었다.
산 아래에 돌 하나가 보였다.
그동안 내가 옮기던 돌이었다.
두고 떠나면 무책임한 사람이 될 것 같았다.
나는 돌을 등에 졌다.
매우 무거웠다.
나는 산길을 비틀거리며 내려갔다.
“이상하다.”
내가 중얼거렸다.
“나는 왜 피곤하고 힘이 들까.”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멀리서 종이 울렸다.
마을 사람들이 긴급회의를 여는 소리였다.
종탑은 다시 파괴되었다.
종소리는 불타는 나무에서 났다.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